미국 무비자 시대 잘못 알려진 상식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시행 첫날인 17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KE035편(미국 아틀란타 행) 탑승 게이트에 비자 면제 프로그램 시행을 알리는 게시판이 내걸려 있다./정지윤기자

방문비자 이용해도 미국내 비자변경 위험

무비자 불체되면 시민권자와 결혼해도 구제 어려워

 

한국이 2008년 11월 17일부터 미국의 비자 면제국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현재 한국인들은 비자 없이도 미국을 방문해 90일동안 체류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미국 무비자 시대가 빠르게 정착된 것으로 보이지만 잘못 알려진 상식때문에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는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방문비자로 미 입국시 비자변경 가능한가

 

비자면제로 한국인들의 비자 및 이민관행이 전면 변경됐다. 한인들은 흔히 미국이민을 결심하면

일단 방문비자로 미국에 들어와 학생비자로 바꾸고 학생신분을 유지한채 미국이민을 신청해왔다.

그런데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하면 미국내에서 학생비자로 변경이 금지되기 때문에 한인들의 이민

수속 관행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때문에 무비자 시대에 미국에 와서 이민수속을 하려

면 학생비자, 취업비자 등을 한국에서 받고 미국에 와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무비자 시대일지라도 방문비자를 소지하고 있을 경우 무비자 대신 방문비자를 사용해 미국에 입국하면 미국내에서 학생비자 등 다른 비자로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마저 극히 주의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방문비자의 경우 무비자 시대 이전에 받아 계속 소지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무비자 시작후에 받은 것인지에 따라 미 이민국의  대응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에 발급받은 10년짜리 방문비자가 유효기간이 남아 이를 사용해 미국을 방문했고 그 도중에  미국서 학생비자 등 다른 비이민비자로 변경을 요청할 경우 승인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이민변호사들은 밝혔다.

반면 한국의 비자면제국 시행이후에 방문비자를 신청해 발급받았다면 미국서 비자를 변경하고 이민 수속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무비자 시대 개막후 방문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던 한 한인은 미국서 학생비자로의 변경을 신청했다가 이민국으로부터 10가지나 되는 보충 서류 요청을 받고 비자신청을 포기한 바 있다. 까탈스런 미 이민관리에게 걸리면 답변하기 어려운 보충서류 요구서를 보내와 결국 비자변경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례들이 흔히 발생하고 있다.

 

무비자 불체자, 미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영주권 받나

 

비자면제로 미국에 들어온 사람들 가운데 90일 체류기간을 넘겨 불법체류 신분이 됐을 때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가능하다는 쪽과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팽팽한 신경전이 벌이지고 있다. 결론은 가능한 사람도 있고 불가능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무비자로 입국한 경우에도 시민권자의 직계(배우자, 부모, 미성년자녀)의 경우 신분을 변경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적용해 미국서 영주권 신청을 승인해주는 게 기본원칙이다.

하지만 비자면제로 입국시 받는 흰색이 아닌 녹색 출입국 카드(I-94W)에 서명했다면 망명신청을 제외하고는 모든 추방조치에 대해서 대항할 권리를 포기한 것이어서 미국체류와 영주권 취득이 보장되지 않는다.

특히 무비자로 입국후 미국시민권자와 결혼하는 사람들은 결혼시기에 따라 미국내 영주권 취득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후 바로 결혼을 하는 것 보다는 입국후 60일이 지나 결혼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무비자 합법체류기간인 90일이 되기 전에 영주권을 신청해야 한다.

미국입국후 60일 지나 결혼하는 것은 결혼이민의 필수 요건인 진정성 있는 결혼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또 합법체류기간 90일이 지나기 전에 가족이민페티션(I-130)과 영주권신청서(I-485)를 접수해야 한다고 이민전문 변호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무비자 입국 후 90일 이후, 즉 불법체류가 시작된 후에 영주권을 신청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이민변호사들은 경고하고 있다. 무비자 입국후 90일이 지나 영주권을 신청한 경우 청문회 조차 없이 즉각 추방명령을 받는 경우들이 빈발하고 있다.

만약 무비자 입국후 90일을 넘겨 불체가 시작됐다면 180일이 지나기 전에 미국을 떠나면 법적인 불법체류자로 간주되지 않고 3년간 미국입국 금지조항에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한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 미 시민권자와 결혼하고 영주권을 신청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이민전문 변호사들은 권하고 있다.

 

한국 비자거부율 급등, 면제국 취소되나

 

한국이 비자면제국으로 지정된 후에 미국비자발급 거부율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의 미국방문비자 거부율은 비자면제국으로 지정된 직전인 2008년에는 3.8%에 불과했다.

비자면제국 지정후 첫해인 2009년에는 5.5%로 약간 올라갔다. 2010년에는 9.4%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2011년에 7.5%의 비자거부율로 주춤하는듯 했으나 2012년에 13%로 다시 2배나 대폭 올라갔다

게다가 한국은 2012년 두자리수인 13%의 비자거부율로 경고를 받았음에도 2013년에 18.1%,2014 년에는 21.2%로 더 높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미국의 비자면제국에서 다시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미 국토안보부는 현재 38개국이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돼 있으나 비자 거부율이 계속 높아지는 국가가 생길 경우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처럼 비자면제 국가 가입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두 국가는 남미 지역에 경제위기가 생겨났던 2001년과 2003년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불법체류하는 케이스가 증가하자 비자면제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했다.

다만 한국이 방문비자 거부율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즉각 퇴출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문비자 거부율이 급등하는 것이 분명 부정적 요소이지만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던 한국인들이

90일을 넘겨 불법체류하는 비율이 더 중요하므로 미국이 불법체류 비율까지 파악해야 비자면제국 재심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미국비자면제국 취소는 아직 임박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의 비자면제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원위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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